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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과 건강

건강에 좋은 커피, 과하면 안된다 ①


2월 23일 박상민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2008~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골밀도 검사를 받은 폐경 여성 4066명을 대상으로 커피와 골다공증의 관련성을 조사한 결과, 하루 1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폐경 여성의 골밀도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플로스원>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 결과를 보면 커피를 하루에 1잔 마시면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21%, 2잔 마시면 33%, 3잔 마시면 3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에는 커피에 든 카페인 성분이 뼈의 주요 성분 가운데 하나인 칼슘의 흡수를 방해해 뼈 밀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3잔 정도까지는 오히려 폐경 여성의 뼈 건강에 이롭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커피에는 여성호르몬 성분인 에스트로겐, 항산화 효과가 있는 클로겐산, 항 염증효과를 발휘하는 디테르펜 등이 있어 뼈 건강에 이로운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했다. 박상민 교수는 “골다공증을 일으키는 카페인 양은 하루 330㎎ 이상으로 커피로 치면 하루에 600㎖를 마셔야 하는 양”이라며 “하루 3잔 이하 커피는 골절을 예방하고 뼈를 건강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에 앞서 스웨덴의 카롤린스카의대 연구팀이 50~74살 여성 5929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커피를 하루 5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유방암 발생 위험이 33~57%가량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또 일본의 국립암센터 연구팀이 40~60대 남녀 9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12년 동안 관찰해 분석한 결과, 하루에 커피를 3잔 이상 마시는 여성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에 견줘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50% 이상 낮아졌다. 남성들의 대장암과는 별 관계가 없었다. 미국에서는 하버드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미국 남성 4만7000여명을 대상으로 1986년부터 22년 동안 추적 조사한 결과, 커피를 하루 6잔 이상 마시면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평균 20%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커피를 하루 1~3잔 마시는 남성도 전립선암 가운데 사망 위험이 높은 종류에 걸릴 위험이 30% 정도 낮아졌다. 이처럼 커피가 여러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커피에 든 항산화물질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대로 커피가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미국 네바다대 의대 연구팀의 발표 내용을 보면 커피를 하루 4잔 이상 마시면 임신 가능성이 25%가량 줄었다. 연구팀은 커피에 든 카페인이 난자의 이동을 방해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추정했다. 커피에 든 카페인이 잠을 방해해 결국 비만에 이르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들도 많다. 또 위장관계 질환으로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의 발생 위험을 높이며, 어린이의 뼈 성장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도 많다.
이런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40대 이상 중년은 커피를 마시면 암 예방 등 건강에 이로울 수 있으나, 비만하거나 과민성대장증후군, 위식도역류질환, 불면증 등이 있으면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겠다.